이른 아침 '청소부 홍씨'. 그를 만난 건 지난 16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 농성천막 옆. 보습 로션은 빼먹었는지 얼굴은 거칠었고 드라이기도 없었는지 정리 안 된 머리칼이 참 볼품없다. 카메라에 민감한 어떤 이들은 얼굴에 보톡스도 챙겨 맞는다던데. 왜소한 체구에 굵은 주름, 꾸부정한 걸음까지 '의원님 가오'엔 이래저래 한참 미달이다.
바지주머니에 손 푹 꼽고 설렁설렁 나서는데 그 폼이 가히 현지인 혹은 원주민에 가깝다. 사랑하면 닮는다던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와 경찰력 투입을 막겠다며 공장 안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이날로 열흘째. 이쯤 되면 제집이 따로 있나. 낮엔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밤엔 농성천막을 지키며 사방 온갖 곳을 누비는 홍의원에게 영화 제목 빌어 다소 긴 별명 하나 붙이자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라. <홍반장>과 헷갈리면 안 된다.
 
 
<2009년 6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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