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던 18일 오후 여의도 버스 정류장에서 아이는 자꾸 엄마 품에 엉기고 든다. 그 좋던 엄마 등을 동생에게 빼았긴지 오래, 자꾸만 느는 게 어리광인데 잡을 것은 엄마 다리고 안길 곳은 배뿐이라. 지나는 버스에 찬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옷 속으로 폭 숨었다가 지나는 이름모를 할머니와 숨바꼭질을 하는 폼이 영락없는 개구쟁이다. 문득 찬바람 서러운 이들 엄마 생각 많이 나는데 올해는 보일러를 바꿔드릴 엄두도 못낼 처지다. '타결임박' 뉴스를 본 엄마가 전화해 물으니 아들은 "나도 몰라!" 화를 낸다. 집 나온 지 464일, 아들은 또다시 단식을 시작했고 코스콤 여의도 농성장에서 메아리 아득한 북을 울린다. 주름 깊어도 아늑한 엄마 품이 생각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