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투쟁 티셔츠'를 꺼내입었다. 다 해진 반팔 옷을 다시 입을 일이 있을까 싶었다. 옷을 버린 누군가는 생활고에 시달려 복귀한 동료의 것을 빌려 입어야 했다. 경찰 버스는 더 견고한 바리케이드를 쳤지만, 기자들은 줄어들었다. 카메라가 많았지만 대부분 경찰과 회사의 것이었다. 깃발은 여전히 높았지만 달라진 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뚝심으로, 끝장을 보겠다며 매장으로 달리고 함성을 내지르는 열기는 때이른 더위보다 뜨거웠다. 손수 지어 함께 먹은 국밥 한 그릇에 '밥심'이 나는 듯, 300일을 싸워 온 이랜드 조합원들 목소리가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우렁찼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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