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라시멘트 하청사와 임금교섭을 마친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인 한라시멘트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하청노동자들은 금속노조와 연석회의를 구성해 임금교섭을 끝내고 금속노조에 가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원청의 협박과 괴롭힘이 있었다는 이유다.

금속노조 아우라지회(지회장 민영범)·SH M&C지회(지회장 함영대),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3일 오후 강릉시 고용노동부 강릉지청 앞에서 ‘한라시멘트 원하청 회사 부당노동행위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한라시멘트는 상급단체 가입 총회를 방해하고 계약 해지를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아우라노조와 SH M&C노조는 금속노조와 손잡고 공동교섭단을 꾸려 교섭했다. 노조들은 설립 뒤 처음으로 파업까지 나선 끝에 교섭 타결금 등을 사쪽으로부터 끌어냈다.

문제는 교섭 직후 아우라노조와 SH M&C노조가 금속노조 가입을 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원청에서 자회사 신설안이 등장했다. 금속노조 가입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청사들을 자회사로 모은다는 안이다. 사쪽은 공동교섭단에 자회사 설립과 관련한 확약서를 내밀며 서명을 요구했다. 확약서에는 “한라시멘트와 협력업체 간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자회사를 출범시키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추후 자회사가 출범하면 복리후생 및 단체협약에 관련된 상황은 동등한 조건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확약한다”고 나와 있다.

처음에는 공동교섭단 모두 서명했다. 다만 두 노조는 직후 서명 취소의 뜻을 밝히고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했다. 확약서 서명 주체에 원청인 한라시멘트가 아닌 지역번영회가 주체로 들어가 있고, 전환 시기·방식·대상·처우 등 구체성이 없는 확약서라는 이유다. 두 노조는 지난달 28일과 29일 각각 총회를 열고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SH M&C지회가 28일 총회에서 금속노조 가입을 의결하자 한라시멘트는 29일 아우라지회 총회에 금속노조 간부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후 현장에서는 금속노조 조합원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금속노조 조합원은 타결금을 못 받고, 회사는 폐업되며, 고용승계는 안 된다는 소문이다. 민영범·함영대 지회장은 “통근버스 안에서 노조 와해용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며 “지회 임원뿐만 아니라 조합원에 대해서도 회유와 압박이 있는데, 이는 명백한 노조 탄압으로 묵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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