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중개 자회사인 로지소프트가 출시한 ‘올인원 안심서비스’가 교통사고 보험 상품이라는 사쪽 설명과 달리 가입자에 우선 배차권을 부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리운전노조(위원장 이창배)·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24일 최근 올인원 안심서비스와 관련한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로지소프트가 지난 8월 출시한 해당 서비스가 실제로는 유료 배차권으로, 대리기사들이 사실상 구독을 강요받는 구조라는 문제의식에서다.
노조는 지난 17일 대리운전 피크타임인 오후 8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두 대의 휴대전화를 켜고 동시에 로지소프트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프로그램 설정값은 모두 동일하게 맞춘 뒤, 이 중 한 계정만 안심서비스에 가입했다.
가입자는 희망하는 목적지를 미가입자보다 24개를 더 설정할 수 있었다. 배차받을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은 셈이다. 가입한 계정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끊임없이 일감이 주어졌다. 알고리즘은 더러 콜을 강제 배정하기도 했고, 연이어 콜을 취소하니 100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노조는 대리운전업계에 해당 서비스가 점점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콜마너도 2023년부터 월 2만5천원의 배차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티맵이 인수한 로지소프트까지 최근 안심서비스를 출시하며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게 됐다.
이창배 위원장은 “불경기로 일감은 줄고 기사는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해당 서비스에 대한) 현장의 저항감과 반감, 상실감은 매우 크다”며 “불공정한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업체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서비스까지 출시하는 와중에도 기업들은 배차 관련 알고리즘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쪽은 노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올인원 안심서비스는 대리기사님이 사고를 겪을시 자기부담금을 지원하는 일종의 보험서비스”라고 답했다. 이어 “또 다른 기능은 배차 효율성 증대로, 자동 배차 단계에서 아무도 수락하지 않은 미처리 콜을 기사님들에게 다시 보여주는 기능”이라며 “서비스 미가입자도 미처리 콜을 볼 수 있고,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워 직간접적 강제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민규 플랫폼노동희망찾기 집행책임자는 “안심서비스 가입 여부에 따라 도착지 개수부터 차이가 나는데 배차 알고리즘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느냐”며 “알고리즘은 대리기사의 수입·노동시간·출퇴근 조건까지 모두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라이더 사례에서 보듯 산재와 알고리즘의 연관성을 고려해 알고리즘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며 “관련 법안 제정 전이라도 정부 의지가 있다면 위험성 평가 등을 활용해 알고리즘 요소를 평가하고 (노동조건에 영향이 큰) 알고리즘을 규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