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엘비엠이 동종업계 다른 회사보다 고용 규모는 크지만 직원 급여·복리후생비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수 제일 많은 런베뮤
비정규직 97% 최고, 급여는 이디야커피 절반

이 같은 내용은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사장이 18일 펴낸 ‘런던베이글뮤지엄의 파편화된 고용이 미친 노동기본권 침해와 사회안전망 배제 실태’ 이슈페이퍼에서 확인됐다.

김 이사장은 “런베뮤에서 노동은 존재하지만 노동을 하는 이들의 권리는 부재했다”며 “같은 업계 다른 업체와 고용형태를 비교해 봐도 런베뮤는 나쁜 일자리를 양산했고, 열악한 노동조건도 수반됐다”고 비판했다.

런베뮤는 청년 노동자가 주 80시간에 이르는 초장시간 노동 끝에 숨진 사건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전체 직원의 97%가 비정규직인 고용구조, 월 단위 ‘쪼개기’ 근로계약 등 열악한 노동실태가 드러나며 성장 이면에 자리한 노동착취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연구는 동종업계 외식 전문 기업인 이디야커피·메가커피와 런베뮤 고용지표를 비교·분석했다. 이디야커피는 직원 수 549명 중 비정규직 비율은 38.6%, 메가커피는 직원 505명 중 비정규직이 34.4%였다. 엘비엠은 총 고용 규모는 750명으로 직원 수가 가장 많았다. 그런데 97%가 비정규직이라 이디야커피·메가커피보다 급여가 제일 낮았다.

이디야커피는 1년 급여가 직원 1명당 4천100만원 수준으로 확인됐고, 메가커피는 1명당 3천500만원 정도였다. 반면 엘비엠은 1명당 2천만원에 머물렀다. 퇴직급여도 이디야커피가 직원 1명당 600만원, 메가커피가 270만원일 때 엘비엠은 113만원에 불과했다. 이디야커피의 복리후생비가 직원 1명당 562만원일 때, 메가커피는 254만원이었고, 엘비엠은 74만원만 지출했다. 교육훈련비도 이디야커피가 직원 1명당 5만7천원, 메가커피가 10만원이라면 엘비엠은 7천원에 그쳤다.

런베뮤 고용보험 상실자 2년 새 5배 증가
“근로감독, 동일·유사업종까지 확대해야”

김 이사장은 런베뮤가 사모펀드 매각 전후로 매장과 인력을 급격히 늘리는 과정에서 노동환경이 오히려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고용보험 현황을 보면 엘비엠의 고용보험 취득자는 2022년 227명에서 2024년 728명으로 3.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용보험 상실자는 114명에서 505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 인력 확충 속도보다 이탈 규모가 더 컸다. 런베뮤는 올해 7월 사모펀드에 최종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영권 매각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는 2024년 초부터 제기돼 왔다.

김 이사장은 “런베뮤 창업가와 임원은 사업·매장 확대와 자본 매각을 추진했다”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 단기계약을 통한 비용감소와 함께 건강과 안전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런베뮤는 아마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과 위법·탈법적 쪼개기 계약은 물론 노동권이 침해돼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으로 동일 유사 업종 문제를 확인하고, 과다한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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