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청년 과로사 문제가 발생한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엘비엠(대표 강관구)이 “고용 안정성을 제고하겠다”며 근로환경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초단기 ‘쪼개기 계약’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엘비엠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용 안정성 제고, 법정 근로시간 준수 체계 강화, 안전보건 시스템 정비를 중심으로 근로환경 전면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강관구 대표는 “구성원과 고객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근로환경을 근본부터 다시 점검해 안전한 근로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엘비엠은 근로계약과 인사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된 월 단위 수습계약을 3개월 수습기간을 거친 뒤 1년 단위 계약으로 전환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 2025년 11월17일 2면 “런던베이글뮤지엄 노동자 수습 3개월 동안 매달 ‘쪼개기’ 계약” 기사 참조> 97%에 달하는 비정규직 비율도 점차 낮추고 정규직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업무량 증가에 대비해 예비 인력을 기존보다 1.5배로 늘리고, 지문인식기와 연동한 실시간 근무기록 관리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재 건수를 모니터링해 산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계획도 제시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쪼개기 계약’ 고용구조나 과로 대책으로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런베뮤는 청년노동자가 주 80시간을 일하다 과로사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고, 근무시간 기록을 은폐한 정황까지 보도됐다. 회사가 실시간 근무기록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감독 필요성도 나온다.

하은성 공인노무사(샛별노무사사무소)는 “월 단위로 쪼개다 그 기간을 조금 늘린 수준”이라며 “산재나 근무기록 대책은 선언적인 수준이라 지켜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해결하기 위한 양질의 인력 로드맵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비정규직이 97%인 고용구조의 본질적 문제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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