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기업노조

노동자와의 대화를 회피하던 유진기업 사용자쪽이 노조에 임금인상을 위임해 달라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YTN 최대주주 유진그룹 모회사이며 레미콘 업계 1위 기업이다.

2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지난 25일 노조와의 5차 임금교섭에서 현 상황이 어렵지만 임금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노조에 밝혔다. 노조 요구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해 왔던 기존 자세에서 방향을 튼 셈이다.

다만 그 조건으로 임금인상을 사쪽에 위임하는 안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유진그룹 계열사인 동양에서는 이달 17일 건설자재와 건설, 플랜트 부문 노조가 임금협약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사쪽에 위임하는 협약서를 체결했다.

사용자쪽 입장에 대해 홍성재 유진기업노조 위원장은 “내부에서는 논의 단계이고, 조만간 대안을 낼 생각이다”고 했다. 타 업계의 선례가 있는 만큼 노조쪽 요구안이 힘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진기업노조는 24일부터 3년간의 활동을 정리한 책 ‘출근 대신 기록합니다 - 을의 일지’ 출간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한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책은 2022년 노조설립 이후부터 위원장 해고 문제, 법적 분쟁, 단체협약 체결, 사무실 확보에 이르기까지 노조가 걸어온 과정이 기록됐다. 홍성재 위원장이 써내려간 현장 상황 기록이다.

펀딩은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책 가격은 2만2천원이다. 목표 금액은 1천100만원이다. <<결제는 종료 다음날인 다음달 16일 일괄 진행되고, 발송은 11월11일부터 진행된다.

홍 위원장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사라지면 반복된다. 이 기록은 갈등을 고착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마주 앉아 상생의 길을 찾는 출발점”이라며 “노동조합들과 시민들의 참여가 모여야만 이 기록이 세상에 남을 수 있으니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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