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웅 기자>

금융노조가 주 4.5일 근무제를 요구하며 26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위원장 김형선)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쪽이 끝내 책임 있는 답을 내놓지 않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주 4.5일제 전면 도입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고 3월부터 금융산업사용자협회와 38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사용자쪽은 아직 도입이 이르다고 고객 불편을 야기한다는 등의 이유로 4.5일제 도입을 거부하며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저출생과 돌봄 공백,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이 반드시 필요한데, 사용자는 책임 있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코로나 시기 은행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을 때 고객 불편은 거의 없었고 당기순이익은 증가했으며, 노동자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은 향상됐다. 주 4.5일제는 충분히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용자가 고객 불편을 이야기하지만 5년간 폐쇄한 점포가 765곳으로, 은행이 노령층이 있는 지역 도시와 서울 강북 지역 등 점포를 먼저 폐쇄해 놓고 이를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는 점포 폐쇄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지난 정부 감독 당국과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 4.5일제 관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전 9시~오후 4시인 점포 영업시간을 30분씩 늦추는 제안도 한 상태”라고 했다.

윤석구 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점심에는 수없이 밀려드는 고객들로 번호표가 200번 이상이 되는 지점이 많아 아침·점심식사를 동료와 함께 먹으러 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고, 점심시간 집중 근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식사할 권리조차 없는 영업점도 있다”며 “저녁에는 잔업 때문에 시간외근무를 하면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일요일에는 일요 점포라는 이름으로 또 많은 수의 직원들이 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놀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살기 위한 주 4.5일제를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올해 파업을 가를 변수는 참여율이다. 산업은행 이전 문제와 공공기관 예산 삭감이 쟁점이었던 2022년 파업에서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참여율은 0.8%, 전체 은행권 참여율은 9.4%였다. 올해 파업은 금융권 전체가 영향을 받는 주 4.5일제가 핵심인 만큼 참여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약 10만 조합원 중 8만명이 파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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