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조 골든블루지부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김주영 의원과 함께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직장폐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국내 위스키 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골든블루의 부분 직장폐쇄 사태가 장기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사태 해결에 나섰다.

김주영·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식품산업서비스노조 골든블루지부는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합법 파업에 직장폐쇄로 맞선 골든블루
125일 무임금 압박에 조합원 1명 탈퇴

골든블루 직장폐쇄 사태는 회사가 지난 5월9일 파업 중인 영업1권역본부 소속 지부 조합원 25명에 대해 직장폐쇄를 강행하며 시작했다. 사용자쪽은 쟁의행위가 길어져 매출이 줄었다며, 파업을 멈추고 업무를 개시할 때까지 직장폐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지난 5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아직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까지 직장폐쇄 125일째다. 조합원 한 명은 무임금 상태가 지속되자 버티지 못하고 지부를 탈퇴했다.

노사 갈등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골든블루 노사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점진적 임금 인상을 통한 경쟁사 수준 임금 지급과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에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판정을 받았다. 같은 달 골든블루지부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2020년 코로나19를 이유로 임금을 동결했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기본급을 전년 대비 8.7%, 8.5% 올렸다. 지부는 업계 수준에 맞게 임금을 맞춰 달라고 하고 있고, 사쪽은 시장 악화에 따른 영업 둔화를 이유로 2023년 기본급 인상률을 3.5%로 제시했다.

배당세 안 내는 감액배당 의결 등
노동자 외면하고 오너일가 배만 채워

골든블루는 오너 일가의 이익만 챙기며 노동자들은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사는 박용수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81.65%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주배당 방식으로 오너 일가가 이익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부는 오너 일가가 2016년부터 주식 배당과 임금, 성과급 등을 합쳐 450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심지어 이날 골든블루는 배당세를 내지 않는 감액배당을 의결했다. 자본준비금 중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초과하는 부분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자본준비금을 감액한 금액으로 배당하면 주주는 이에 대해선 배당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자본준비금 중 265억원을 이익잉여금에 전입하기로 했다. 이로서 박소영 대표를 비롯한 오너 일가는 지분율에 따라 배당금의 81.65%를 배당세 없이 받게 된다.

국회 환노위 민주당 의원들 나서

민주당은 골든블루의 행태를 지적하며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박홍배 의원은 “골든블루는 감액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 조세 회피 의혹도 받고 있다”며 “골든블루를 위협하는 건 노조가 아닌 사용자쪽 행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상화와 성장은 노사관계 회복과 성실한 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의원은 “오너 일가는 4억원이면 해결되는 조합원 임금 인상 문제를 모르쇠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가야 직성이 풀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박용수 회장 일가는 이제 더 이상 뒤에 숨지 말고 노조의 정당한 교섭 요구에 나와서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에는 가처분신청을 빠르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법원에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돼 있는데, 노동자와 회사가 마주 앉아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있길 바란다”며 “노사 상생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가처분신청 판결이 이례적으로 내려지지 않고 있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훈 지부장은 “당신들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250명 노동자의 피땀 흘린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노조의 합법적 투쟁에 노동자 생계 위협으로 대응한 노동판 계엄령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며 “조합원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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