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113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노동계 대표로 참석한 양대 노총이 각국 주요 노동계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하며 국내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와 협력 강화를 도모했다.
올해 한국 노동계 대표로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9일(현지시각)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시미즈 히데유키 사무총장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장기화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기업 닛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50년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 혜택을 받고 2003년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다. 2022년 10월 불이 나 공장이 전소한 뒤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등으로 노동자들을 내보냈다. 공장에서 생산하던 편광필름 물량 상당 부분이 닛토덴코가 모든 지분을 가진 경기 평택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한 사실이 밝혀졌고, 해고자 일부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이다.
일본의 전국노동조합총연합(젠로렌) 마사오미 아키야마 위원장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는 동아시아 반핵평화를 위한 공동활동 계획을 협의하고 양국 정치 현황과 노조 대응, 양국의 최저임금 현황을 교류했다.
교체대표로 참석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프랑스노동조합총연맹(CFDT)의 마틸드 파날뢰 국제총괄본부장을 만나 9년째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페르노리카코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페르노리카는 앱솔루트·발렌타인 등 주류를 판매하는 프랑스 페르노리카그룹의 한국법인이다. 팀장급 노동자들의 노조가입 차단, 노조위원장 대기발령, 조합원 성과급 미지급, 본사 이전 뒤 노조사무실 미제공 등 노조탄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만 네 번을 출석했다.
이외에도 양대 노총은 미얀마와 미국·필리핀 노총 관계자들을 만나 연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대 노총은 10일 오후(현지시각)에는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 노동계가 12·3 내란 이후 대통령 파면을 위해 함께 벌여온 투쟁과 성과를 공유하며 노동자의 권리 수호를 위한 국제적 지지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