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별도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행정부와 협의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산업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가 나오자 산은이 첨단주력산업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산업 경쟁력 부분에 우려와 걱정들이 많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된 안을 마련해 이른 시일 안에 지원 구조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투자가 재정적 제약 또는 대출 프로그램이 가지는 원가 절감 제약 등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라며 “공장을 지을 때나 신설 투자를 할 때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정책금융 투자가 함께 이뤄지면, 원가 측면에서 대출보다 나을 수 있고 대규모 투자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주력산업에 저리 대출 중심의 금융 지원을 해왔다. 원가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직접적인 정부 보조금 역시 현재 재정 여건상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산은 자체 계정으로 투자할 경우 은행과 은행지주회사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상승하고 위험가중치 등 규제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산은 내 별도 기금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별도 기금을 운용하면 BIS 비율 산정에서 빠져서 산은이 적극적인 투자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지원 산업 및 조달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3월 중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질문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말했듯 국정 협의체에서 논의가 진행될 거라고 예상된다”며 “추경 논의가 진행될 경우 부처별 사업 제안 등이 이뤄질 텐데, 금융위에서도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의 금융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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