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체포를 촉구하는 노동자,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정을 생중계 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윤성희 기자>

“시민이 이겼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저 인근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무효”를 외쳤고, 도로 위에 드러누워 윤 대통령의 호송을 방해하려 했다.

공조본 저지선 뚫을 때마다 환호
“너무 좋아 토할 것 같은 기분”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일신홀 앞에 설치된 한국노총의 윤석열 퇴진 요구 농성천막 앞에 모여 있던 노동자·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듣고 함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공조본이 관저에 설치된 1·2·3차 저지선을 돌파할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쳤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운행하는 첫 교통편으로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자리를 지킨 대학생 이정효(19·가명)씨는 “어머니와 아버지, 친구의 배웅과 응원을 받으며 나왔다”며 “윤석열이 떳떳하다면 스스로 나와 수사를 받아야 했다. 비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호송 차량이 천막 옆을 지나가자 도로 인근에 일렬로 늘어서 “잘 가라” “얼른 들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참가자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내란수괴를 시민이 이겼다” “고생 많으셨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20대로 보이는 두 여성은 서로 껴안은 채 제자리에서 뛰면서 “드디어 (윤석열이) 갔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을 대학생으로만 소개한 20대 남성은 “너무 좋은 나머지 토가 나올 것 같다”고 심정을 전했다. 집회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따라 불렀다.

15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개시 전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대통령 관저 문 근처로 나왔다 들어가고 있다. <윤성희 기자>
▲ 15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개시 전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대통령 관저 문 근처로 나왔다 들어가고 있다. <윤성희 기자>

한숨과 분노 나온 탄핵 반대 집회
“경찰이 빨갱이” 호송차량 막으려 드러눕기도

탄핵 반대 집회 자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이는 무효다”는 구호가 반복적으로 터져 나왔다. 앞서 공조본이 저지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한숨과 고성이 나왔다. 한 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쥐고 흔들던 한 70대 여성은 “경찰이 빨갱이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들이 (중국이나 북한의) 공안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도 참가자들 사이에서 오갔다.

이들 중 30여명은 오전 8시50분께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공수처로 호송하는 길목인 한남대로 도로 일부를 점거한 채 드러누웠다. 경찰이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체포한 직후다.

이들은 오전 10시40분께 윤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현장에 전해진 뒤에는 “탄핵 무효” 구호를 반복적으로 외쳤다. 거리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빨갱이들 난리들 났다”고 손가락질했다.

체포영장 집행 이후 한국노총 천막을 비롯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행된 모든 농성 집회는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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