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문아람(24)씨의 열아홉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특성화고등학교를 다니던 문아람씨는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핸드폰 케이스 제작 회사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까지 일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월급은 왜 안 들어오는 건지,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순간들과 자주 마주쳤다.

답답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문아람씨는 “우리는 졸업하면 바로 일할 텐데 왜 학교에선 근로계약서 쓰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후배들은 그러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안산·시흥 일하는 청년노동자 모임 ‘마니또’ 회원들이 9월부터 현장실습생을 나가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시작한다. 2019년 안산공고 현장실습생 모임으로 출발한 마니또는 안산·시흥 지역에서 특성화고를 졸업하거나 일하는 청년들의 모임이다.

이들이 계획한 현장실습생 상담 프로그램의 이름은 ‘출근준비’다.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 특성화고 학생이 출근준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고민을 남기면 상담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0여명이 하루에 2명씩 돌아가면서 상담을 진행한다.

출근준비 운영은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돕는다. 최한솔 센터 노무사는 “현장실습을 경험한 당사자들과 현장실습을 경험할 사람들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노동자들이 한 지역에서 서로를 품어주는 시스템을 하나하나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출근준비에 참여하는 마니또 회원들은 원활한 상담을 위해 노동법 강좌와 상담 교육 등을 들으며 석 달을 준비했다. 김소영(21)씨는 “현장실습을 하면서 혼자 많이 끙끙 앓았던 경험이 있다”며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짬을 내 상담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습생은 제일 낮은 직급에다가 나이도 제일 어리다”라며 “어떻게 상사들을 대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 꿀팁도 알려주고 위로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문아람씨도 “현장실습이 첫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서툴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고민들이 해결될 수 있는 상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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