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대립했던 거대 여야가 25일 만에 국회 정상화 수순을 밟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이 결국 수용하면서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환노위 여당 간사는 김형동 의원이 맡을 예정이다.
국민의힘, 7개 상임위원장 수락
27일 본회의 …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11개 상임위가 무소불위로 민주당 입맛대로 운영되는 것처럼 나머지 7개 상임위 역시 정쟁에 이용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진 7개 상임위는 외교통일, 국방, 기획재정, 정무, 여성가족,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정보위원회다. 상임위원장은 27일 본회의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상임위 보이콧도 해제된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거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마친 뒤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가장 빠르면 27일”이라며 “23일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7일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몫의 국회부의장도 선출한다. 6선의 주호영 의원과 조경태 의원, 4선의 이종배 의원, 박덕흠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현재 국회의장은 5선의 우원식 민주당 의원,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은 4선의 이학영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27일 당내 자체 선거로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를 선출한다.
추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과 협상하며 국민의힘 안을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진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원점 재검토,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맡는 안, 운영위원장을 여당이 맡는 안, 법사위와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맡는 안을 민주당에 내밀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대표 대행을 맡는다. 향후 의총에서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늦었지만 환영”
27일 노조법 개정안 입법청문회 개최
민주당은 국민의힘 결정을 환영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 수용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향후 국회 일정에 대해서는 협의중이라고 밝히며 민주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 질문, 개원 연설 등 일정을 국회의장실, 국민의힘과 함께 협의 중에 있다”며 “본회의 개회 전까지 기존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 의결된 일정들은 그대로 수행해야 하고, 6월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 또한 조속히 모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하는 동안 야당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본회의에 올렸다. 25일에는 국토교통위원회가 ‘선구제 후회수’ 내용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법청문회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불법 운영 관련 청문회’를 잡았다. 26일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계 현안 청문회가, 27일에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입법청문회가 열린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여야가 환노위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 여당위원은 임이자·박준태· 김위상·조지연· 김소희 의원이 배치됐다. 여당간사는 재선의 김형동 의원이 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