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하는 노동자와 지역주민 1천명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앞둔 충남 태안에서 행진했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는 30일 오후 충남 태안군 태안읍 충남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시작한 집회에는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발전노조·녹색정의당·기후정의동맹 등 1천명의 시민이 자리했다.
이날 행진은 태안 발전노동자들이 모인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안화력 발전노동자 모임’의 제안으로 전국 151개 단체와 325명의 개인이 함께 주최했다. 이들은 2025년부터 2032년까지 6개의 발전소가 태안에서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며 정의로운 전환에 부합하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발전노동자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총고용 보장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용순 발전노조 위원장은 “충남에는 14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를 앞두고 있지만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대체한다는 계획만 세웠다”며 “일자리에 대한 대책은 발전공기업과 협력사에 떠넘길뿐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송상표 발전노조 금화PSC지부장은 “이날 집회에는 충남·태안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의 시민과 노동자도 함께한다”며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발전노동자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로 제일 먼저 좌초되는 여러 산업의 노동자와 지역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를 만드는 노동자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인한 산업변화에 대비할 때라고 말했다. 심인호 민주노총 서태안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전기차로 전환되며 완성차 공장은 내연기관에 비해 30% 정도 인원이 감소하고 10만명의 부품사 노동자들이 내연기관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자동차산업의 산업재편에 대해 자동차 노동자들도 각성하고 대응할 테니 지역과 노동자들도 함께 호응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뒤 이들은 태안군청을 거쳐 한국서부발전까지 행진했다. 행진 중간에서 참가자들은 도로 바닥에 죽은 듯이 눕는 다이인(Die-in)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큰 사이렌 소리와 함께 3분간 바닥에 누운 이들은 정의롭지 않은 기후정책으로 인해 모두가 죽게될 것이라는 점을 상징의식을 통해 경고했다. 1시간30분여 행진 끝에 오후 5시께 서부발전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석탄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