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자료사진 임세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탈당과 당대표실 단식 농성으로까지 번진 당내 공천 파동에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거듭 내놨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으니 수용하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노웅래 의원이 공관위 결정에 마음 아픈 일이 있어 회의실을 점거하는 바람에 이곳에서 회의를 하게 됐다”며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불가피함도 이해하고 수용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오후부터 당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을 전략지역구로 지정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 표시에 나선 것이다. 같은 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전략지역구로 지정된 이수진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심사 결과 비공개
박용진 “시험 잘 봤든 못 받든, 시험지는 보여줘야”

민주당은 공천 불복자들이 밝히기를 요구하는 심사 결과에 대해서도 당규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사에서 공천 심사 발표를 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일부 의원들이 이의를 신청하고 열람하더라도 그것을 공개하는 것은 민주당 당규 10호75조(열람과 보안) 당규 위반”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규 10호75조는 “평가 결과자료는 해당 위원의 자료 외에는 일체 열람할 수 없다. 다만 필요한 경우 평가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범위를 한정하여 관련사항을 열람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2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평가 결과에 당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하루 만에 거부당했다며 “공관위 회의는 오후 2시에 열리는데 회의가 있기도 전에 기각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시험을 잘 봤든 안 봤든 자기 시험지는 볼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따진 바 있다.

천춘호·김민석·박홍근·박주민·진성준·정태호·한정애 등 단수공천
강북을 박용진·정봉주·이승훈 3인 경선, 성남 중원 윤영찬·이수진 맞대결

한편 이날 임혁백 위원장은 현역의원 11명에 대한 단수공천을 진행했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서울 강북갑), 강선우 대변인(서울 강서갑),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서울 영등포을), 박홍근전 원내대표(서울 중랑을),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서울 은평갑),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서울 강서을),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서울 관악을)이 명단에 올랐다.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갑), 김영배 의원(서울 성북갑),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병)도 단수공천됐다. 원외인사로는 김상우 국립안동대 교수가 경북 안동 예천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경선지역도 공개됐다. 하위 10%를 통보받은 박용진(서울 강북을) 의원은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 이승훈 전략기획부위원장과 3인 경선을 치른다. 마찬가지로 하위 10%를 통보받은 윤영찬(경기 성남 중원) 의원은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과 2인 경합을 벌인다. 하위 20% 통보 사실을 밝힌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김병주 의원과 경선한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경기 수원시정에서 김준혁 전략기획부위원장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상당 지역구에서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과,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은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과, 신영대(전북 군산)의원은 비례대표인 김의겸 의원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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