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은평구 일대에서 일하는 요기요 라이더 김아무개씨(41)는 지난달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프로모션 달성을 위해 109시간11분을 일했다. 지난해 12월 새로 도입된 프로모션 조건(275건)을 채우려고 올 1월부터 오전 10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주 7일을 이렇게 일하고 있단다. 지난달 중순에는 피로가 쌓인 탓에 몸살이 나서 3일을 꼬박 앓아누웠다. 김씨는 “이렇게 해도 (275건을) 달성 못할 때가 있다”며 “매주 거의 아슬아슬하게 채운다”고 전했다.

요기요가 지난해 말 도입한 신규 프로모션에 따라 배달노동자들이 장시간노동과 산재사고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로모션 개편 직후부터 노조가 과로·과속에 따른 안전문제를 지적해 왔지만 이렇다 할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13일 배달플랫폼노조에 따르면 요기요 신규 프로모션 도입 이후 김씨처럼 인센티브 조건 충족을 위해 장시간노동을 하거나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275건을 채우려고 배달을 하다 사고를 당해 쇄골을 다쳐 수술을 한 라이더도 있다. 해당 라이더는 산재신청을 하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요기요는 지난해 12월 서울·인천·경기 지역 프로모션을 개편하면서 수락률(90% 이상)이 높은 라이더를 상대로 ‘누적 퀘스트’를 적용하고 있다. 매주 배달 건수를 집계한 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데 건수가 많을수록 금액도 누적해 지급한다. 100건 완료시 5만원, 150건 완료시 18만원을 지급하고 275건을 달성하면 최대 68만원까지 준다.

노조는 이러한 프로모션하에서는 라이더가 과로·과속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를 경험한 라이더들은 주된 사고 원인으로 ‘배달시간이 촉박해서’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해’ 등을 꼽았다. 조사 결과 최근 6개월간 배달종사자 10명 중 4.3명은 교통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촉박한 배달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42.8%)이 가장 많았고,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41.4%),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이 뒤를 이었다.

요기요 사측은 “확인 결과 현재 요기요 전체 라이더들의 평균 주 배달 수행시간은 37시간 미만이고, 프로모션 달성 라이더들의 경우에도 평균 57시간 미만”이라며 “라이더의 안전은 언제나 최우선이고, 앞으로도 보다 나은 환경에서 라이더들이 자사 서비스를 위탁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서비스 운영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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