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원치 않는 구애를 받은 경험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에게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는 12일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원치 않는 상대방에게 구애를 지속적으로 받았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14~21일까지 이뤄졌다.

조사 결과 남성 570명 중 8.1%, 여성 430명 중 14.9%가 직장에서 원치 않는 구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규직 600명 중 9.2%, 비정규직 400명 중 13.8%도 마찬가지로 ‘구애 갑질’에 시달렸다고 응답했다.

직장갑질119는 “단체에 제보된 사례를 보면 원치 않는 구애는 직장에서의 위계 관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구애 갑질 행위자는 모두 피해자보다 직장내 우위에 있어 피해자가 저항하거나 단호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위자가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갑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직후인 지난해 9월부터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제보된 32건의 젠더폭력 중 ‘강압적 구애’가 25%(8건)로 가장 많았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내 우위에서 발생하는 구애 갑질을 막기 위해서는 상사와 후임 간 사내연애를 금지하는 사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79.8%의 응답자가 사내연애를 금지하는 취업규칙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김세정 공인노무사(직장갑질119)는 “구애 갑질은 여성을 쉽게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 분위기와 조직문화에서 발생한다”며 “여성 동료를 동등한 주체로 대우하고 원치 않는 구애가 갑질이라는 사회적 평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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