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살, 1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케어하지 못한 지 벌써 40여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한국와이퍼의 일방적인 청산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한 지 39일. 격려차 단식농성장을 찾은 동료의 걱정에 힘든 내색 하나 없던 최윤미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장이 울먹였다. 최 분회장은 “(단식은) 행복의 최소한인 삶의 안정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고용노동부는 덴소코리아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덴소코리아와 한국와이퍼는 고용합의를 지켜라”고 힘주어 말했다.
금속노조와 외투자본 덴소 규탄 한국와이퍼 노동자 일자리 보장을 위한 안산시민행동, 안산·시흥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와이퍼는 일본 덴소가 100% 출자한 기업으로 와이퍼 블레이드·암을 생산하고 와이퍼를 조립한다. 한국와이퍼는 “덴소코리아가 한국와이퍼 사업 철수로 방향성을 정했다”며 청산을 일방 통보했다. 한국와이퍼 노사가 고용안정 합의를 맺은 지 9개월 만이다.
노조는 청산 과정에서 덴소코리아가 운영하는 창원 공장 ㈜엘소에서 불법대체 생산이 이뤄졌기 때문에 덴소코리아의 특별근로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안산·시흥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노동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늦가을에 시작했던 단식이 영하권의 한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노동부가 반드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힘 없고 백 없는 여성노동자가 다시는 길거리에 나앉지 않도록 국가와 기업이 최선의 의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인 의원은 “이해관계자인 현대차와 디와이오토도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조합원들은 일본원정대를 꾸려 20일 일본 덴소 본사가 있는 나고야에 방문할 계획이다. 일본 시민사회에 한국와이퍼 사태를 알리고, 본사 앞 선전전, 일본 노조와의 만남 등을 고려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