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지오코리아노조는 지난 6월29일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IFC몰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디아지오코리아는 조합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회사 분할 매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

윈저 브랜드 매각으로 불거졌던 디아지오코리아 노사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조는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를 회사와 합의하면서 2월28일 시작한 쟁의행위를 철회하고 5일 업무에 복귀한다.

4일 디아지오코리아노조(위원장 김민수)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일 오전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위원회 설치를 통한 고용안정 방안 마련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조니워커·윈저 등을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유통되는 윈저를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존속법인(윈저글로벌)을 통해 윈저를 판매하고, 신설법인(디아지오코리아)은 조니워커 등 디아지오 글로벌 브랜드 사업을 한다. 회사 분할매각이 노조와 합의 없이 이뤄지면서 노사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노조는 2월28일부터 부분파업과 천막농성을 진행하며 매각 반대투쟁을 했다.

2일 교섭에서 노사는 신설·존속법인으로 소속이 갈리게 되는 전체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존속법인은 매각 당시 계약에 따라 5년 고용을 보장하고, 신설법인은 고용안정위원회에서 고용안정 내용을 논의·확정한다. 기존 디아지오코리아의 단체협약은 두 법인에 그대로 승계된다. 노조는 기업별노조에서 일반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해 두 회사 직원을 조합원으로 둔다. 2개 회사, 1개 노조 형태가 된다.

지난해 12월 회사가 일방적으로 개편·도입한 신인사제도는 철회했다. 성과제를 확대하고, 영업직 노동자의 승진 기회를 축소하는 내용이어서 노조가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조합원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합의안을 추인받았다.

김민수 위원장은 “노동조건을 후퇴하지 않고 고용안정을 약속받았다는 점은 성과”라며 “디아지오 본사 관계자가 교섭에 참여하면서 교착상태에 있던 대화에 진도가 나갔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에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정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존속법인인 윈저글로벌은 디아지오코리아 자회사 형태로 한동안 사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윈저글로벌을 인수하기로 한 더블유아이(WI)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조달을 위해 진행하는 800억원대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의 납기일을 8월4일로 한 달 연기한다는 정정공시를 이날 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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