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

고 김용균 노동자 3주기를 앞두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현장 추모제가 열렸다.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사망 당시 24세)씨는 2018년 12월10일 이 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청년 비정규 노동자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는 7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추모제를 개최해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멈춰야 한다”며 “작업 현장에서 위험을 가중하는 비정규직을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추모제 참석자들은 “산재는 살인이다, 사업주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용균의 동료들은 지난 3년간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의 현실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용균이를 보내고 나서 바뀐 것은 용균이 또래의 또 다른 계약직 직원이 용균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밖에는 없다”며 “불안정하고 위험한 작업환경과 노무비 중간착취 관행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발전소 앞에 설치된 김용균씨 추모 조형물을 한참 동안 끌어안았다. 김미숙 이사장은 “해마다 추모주간에는 많이 추웠는데 올해는 아들에게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것 같다”며 “발전소 정문 밖에 서 있는 용균이가 비정규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버스로 전국을 누비며 시민을 만나는 ‘심상찮은 버스 6411’을 타고 태안화력발전소로 달려왔다. 심 후보는 “전태일 동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이소선 어머니를 통해서 전태일을 배우고 실천했다”며 “그런 것처럼 김미숙 어머니를 통해서 김용균을 기억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 없는 대선, 노동을 팽하는 대선이 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을 김용균이 살아 움직이는 대선으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합리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문제를 제기하며 2016년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씨도 추모제 현장을 찾았다. 이씨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과 김미숙 이사장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했다. 이한솔씨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겨우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선호씨와 홍정운군의 죽음처럼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조금 더 끈질기고 악착같이 청년과 노동자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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