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엠 본사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한국지엠 노동자 고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지엠은 지난 12일 오전 인천 부평구 지엠 디자인센터에서 ‘지엠 미래성장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스티븐 키퍼 지엠 본사 수석부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 코리아 사장이 참석했다.

스티븐 키퍼는 “지엠이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것”이라며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차량·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크로스오버·럭셔리 모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까지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며 “10개 신규 전기차종은 전량 수입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계속 유지하고,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에 집중하려 한다는 것을 이유를 들었다.

이로써 2025년까지 국내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차량은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CUV뿐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6월 미국 지엠 본사를 찾아 “노사가 함께 정부 자금 투입을 활용한 미래 비전을 제안하자”며 전기차 배정을 요구했지만, 4개월여 만에 부정적인 답변을 들고 온 것이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전기차를 배정하지 않는다면, 장기적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고용위기는 필연적이다. 당장 부평2공장은 내년 8월 이후 생산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다. 2028년 이후 한국에서 공장을 철수하거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에 추가 지원금을 요청하며 거래에 나설 수 있다. 지엠은 2018년 산업은행에서 8천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10년 공장유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