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제주부품사업소를 폐쇄한 데 이어 창원부품물류센터도 폐쇄하겠다고 일방통보했다. 특별노사협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던 입장을 번복하고 세종부품물류센터로 일원화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강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 간부는 이에 반발해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28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사무지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지엠은 공문을 통해 “노사는 1년이 넘는 노사협의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충분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으며 회사는 통합운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창원부품물류센터를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합하는 것을 결정했으며 창원부품물류센터의 업무는 3월31일부로 종료하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통보했다.
정비부품지회 대의원 1명은 이에 반발해 27일 오전 10시께부터 창원부품물류센터 앞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창원부품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은 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 정비부품지회·사무지회에 따르면 정규직 4명이 근무했던 제주부품사업소와 달리, 창원부품물류센터에는 40여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명이 비정규직이다. 2019년 인천부품물류센터 폐쇄 이후 정규직은 전환배치됐지만 비정규 노동자는 정리해고됐다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허원 노조 한국지엠부품물류비정규직지회장은 “한 자리에서 20년간 일해 왔던 사람들이 갑자기 폐쇄 통보로 해고될 위기에 처한 셈”이라며 “물류의 외주화가 정비의 외주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회는 쟁의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10일 공문을 통해 17일부로 ‘제주부품사업소 부지 임대차 계약해지 및 업무종료’를 통보했다. 지부는 다음날인 18일 “제주·창원 부품 문제는 2020년 임단협에서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겠다고 확인한 바 있는데도 일방적 (폐쇄) 통보는 노사관계 근간을 파탄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제주부품사업소 일방적 폐쇄를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사측에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