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경고"라고 누군가 용기 있게 말했다. "우상과 천황 숭배 때문"이라고 또 누군 설교했다. 바다 건너 이웃한 땅에 서린 참담한 슬픔을 두고 그 말씀이 거침없다. 강바람 드센 모래밭에 세운 거대한 성전에 올라 복음을 아니, '(주)예수' 말씀을 그리 전했다. 그 세가 하늘을 찌르고 남는다더니 과연, '무릎 기도' 거역할 장로가 이 땅엔 없었다. 그러나 연민, 그것은 사람을 살리는 마음이라고 거리에서 누군가 말했다. 헐벗고 굶주리며 목마른 이를 살펴 옷과 먹을거리와 마실 물을 주는 그 마음이야말로 지극히 '종교적'이라고도 했다. 크나큰 재난 앞에, 더없는 슬픔 앞에 두 손 모아 사람들은 거리에서 울었다. 거기 살아남은 쌍용차 노동자들 함께 촛불 들고 가만 섰다. 죽음의 향내 가시질 않아, 하늘 바라 다만 위로를 청했다. 흰옷의 수도자들이 그 마음 품어 살폈다. 찬바람 여태 불어 촛불이 일렁일렁. 아스팔트 길에 세운 성전에서 '생명평화의 말씀'이 지극하니 사람들 어깨 기대고 손 맞잡아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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