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철이 따로 있나. 겨울밤,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다는 딸기며 수박 찾아 밤새 헤맸다는 무용담은 이제 무상하다. 24시간 열린 대형마트엔 온갖 신선과일이 향기롭다. 다만, 비싸 엄두 내지 못할 뿐. 비닐하우스 세우고 난로 피워 노심초사 살펴 가꾼 노동값이겠거니 생각해 안타까움 삭인다. 꽃샘추위 기승이라 봄은 멀었나 싶은데 저기 선홍빛 꽃잎이 무성하네. 제철이 따로 있나, 봄 철쭉 제 오시네. 오르막길 버거워 느릿느릿 봄소식이 아지매 거친 숨결 따라, 우직스런 걸음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