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는 다그당 북소리가 두구둥 요란하니 정월이라 마을굿이로구나. 상쇠 앞서 발 구르면 동네 사람 모여 따라 얼싸절싸. 징소리가 삐끗하니 북소리가 어긋나고 쇠소리 따라 헤매니 박자고 뭐고 난장이라. 노조 허락받아 마신 막걸리 한잔 술 탓인가, 한 잔뿐인 탓인가. 에라 모르것다. 행군이다. 군복 입은 할배가 꽹과리 두드려 진두지휘, 아차! 장구채를 들었네. 무표정은 분명 그 때문이라. 아무렴, 꽃다운 나이 오십도 훌쩍 넘은 화동 여럿이 발맞춰 출렁였다. 박자 모른데도, 무릎 시려와도 잡귀잡신은 물럿거라 당산이 저 앞이다. 소원성취 발원해 고용승계 보장하고 노조를 인정하라 소리치매 속이 다 후련타. 그 바람이 하나같이 널리 이로운 일이니 가리켜 홍익(弘益)이라. 정월 달이 덩실 밝아 널리 비추니 어둔 그 밤이 구석구석 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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