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인천의 한 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박흥수(가명)씨는 새벽마다 철근과 자재를 나르며 하루 8시간 넘는 작업을 반복했다. 명목상 일용직이었지만 한 달 대부분을 빠짐없이 출근했고, 임금 명세서에는 늘 ‘일당 24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난청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고 산재보상을 청구하자, 근로복지공단은 “일용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일당을 17만5천200원으로 낮춰 계산했다. A씨는 난청 판정을 받기 전 한 달인 2023년 3월에만 25일을 현장에 나갔고, 연장근로 가산이 붙어 27일치 임금
공무원 임용 당시 초임호봉이 잘못 책정돼 뒤늦게 소급 정정된 경우, 국가가 봉급 차액만 지급하고 지연손해금은 주지 않은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서울행정법원은 17일 A씨 등 공무원 4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지연손해금 청구 소송에서 “잘못된 호봉으로 지급이 지연된 보수는 민법상 금전채무에 해당하고, 정정된 호봉 기준으로 원래 지급됐어야 할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법원은 원고별로 1천600만~2천200만원 상당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령했다.원고 A·B·C·D씨는 임용 이전 경력 합산이 누락되거나 일부만 반영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줄여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려는 노사 합의가 무효일 때, 법원이 객관적 기준에 따라 새로운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잠탈하는 형식적 단축 합의에 제동을 건 동시에, 유효한 근로시간 정함이 없을 때 법원이 직접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첫 판결이다.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5일 경북 구미의 한 택시회사 노동자들이 사용자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및 사납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소정근로
서울남부지법이 한화생명보험 연봉제 노동자들에게 적용된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던 연봉제 노동자에게는 단체협약 효력이 미치지 않아, 감액된 임금에 따라 삭감된 시간외수당과 퇴직연금 부담금은 지급돼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법정 통상임금의 범위도 다시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고정성을 제외하는 법리를 소급 적용했다. 임금피크제 무효로 인한 미지급 임금과 확대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미지급 시간외근무수당, 퇴직연금 부담금 등 총 29억3천여만원의 임금을 추가 지급
퇴사한 텔레마케터가 지급받은 보수 중 회원 환불금을 반환하도록 정한 약정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업주에게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20조)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대법원은 ‘위약 예정 금지’ 조항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위촉계약 형태로 일하는 텔레마케터·휴대전화 판매대리점·콜센터 상담원 같은 ‘비정형 노동자’는 여전히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입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위촉계약 체결 “불리한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도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 등 불이익이 지나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금지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비해 유효하다는 것이 판례 흐름이라, 이번 판결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34년 근무했는데, 임금지급률 35%까지 하락20일 취재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1부(재판장 박대산 부장판사)는 IM라이프생명보
삼성화재의 ‘재직자 조건’이 붙은 식대보조비·개인연금 회사지원금 등 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항소심 법원이 판결했다. 지난해 12월 고정성 법리를 폐기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기준에 따른 것이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최성보 부장판사)는 삼성화재 직원 A씨 등 15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최근 회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에 이어 2심도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은 같았다.삼성화재 노동자들은 고정시간외수당·식대보조비·교통비 등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2020년 11
건설업체가 인력사무소 계좌를 이용해 일용직 건설노동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43조1항)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인력사무소를 통한 임금 지급이 빈번한 건설현장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일용직 7명, 총 9천여만원 임금체불‘임금 대리수령 동의’ 발목, 1심 패소15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일용직 건설노동자 A씨 등 7명이 철근·콘크리트 공사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
경영 악화로 인해 사업주가 휴직을 활용해 직원의 고용을 유지할 경우 지급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1개월 이상 연속해서 휴직한 노동자에게만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체 휴직기간과 근무시기 등을 고려해 고용유지조치기간 중 휴직한 노동자들의 실제로 휴직한 기간이 연속해 1개월 이상이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고용유지기간에 휴직 직원 신고에 반환명령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강원 춘천에서 CGV 춘천명동 영화관을 운영하는 글로벌콘텐츠그룹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을 상대로 낸 고용유지지원금 반환
요양보호사에게 연차수당을 주지 않은 노인요양시설 대표가 대법원까지 임금 소송을 이어 갔지만 패소했다. 요양원 대표는 소송 내내 휴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7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서울 성북구의 한 노인요양원 소속 요양보호사 A씨가 요양원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휴무 2일 연차 포함” 주장에 법원 일축A씨는 상시근로자 12명을 사용하는 요양원에서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일했다
파견 이후 의무적으로 근무하지 않고 퇴사하면 파견비용을 청구하도록 정한 규정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동자가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근로계약의 ‘구속’에 묶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비용 반환 약정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한 근로기준법(20조) 입법목적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원자력통제기술원 직원, 전문가로 IAEA 파견파견 직후 사직의사 내자 파면에 위약금 청구17일 취재에
재하도급 개인사업자 소속으로 일한 일용직 노동자에게 체불한 임금을 건설사와 하수급인이 공동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두 차례 이상 도급이 이뤄진 경우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임금을 체불했을 때 ‘직상수급인(건설사)’와 연대해 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44조의2 1항)에 따른 취지다.타일공사업 개인사업자, 임금체불로 유죄1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일용직 노동자 A씨가 건설사 B사와 타일공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 C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최근
카카오택시 등 모바일 호출 서비스가 활성화됐기 때문에 택시업체들이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정당하다고 본 하급심 법원 판단을 대법원이 바로잡았다. 하급심은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서 대기시간이 줄어 실제 운행시간 변동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에 대법원은 ‘대기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해야 한다며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명백하다고 봤다.최저임금법 회피 목적 소정근로시간 단축17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전남 목포시의 택시회사 3곳 소속
택시회사가 ‘사납금(기준운송수입금)’ 폐해를 막기 위한 최저임금법을 회피할 목적으로 택시기사에게 고정급이 없는 100%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정근로시간 감축이 아닌 완전성과급 형태로 임금체계를 운용한 사례는 드물다. 최근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을 우회하는 택시회사들이 임금 소송에서 승소하는 경향을 보여 이번 판결이 택시업계 ‘편법’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춘천시 택시회사, 특례조항 시행에 성과급제 운용10일 취재에 따르면 춘천지법 민사6단독(판
대학 기간제 교원의 기본급을 인상한 상황에서 상여수당을 삭감한 취업규칙의 변경이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인지는 임금 수준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취업규칙 중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2022년 3월 대법원 법리를 인용했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의 기본급 인상은 ‘공무원보수규정’ 개정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기본급 인상의 반대급부로 상여금을 삭감했다고
서울대학교가 법인 소속의 정규직에게 단과대 소속 무기계약직보다 상여수당·명절휴가비·정액급식비나 맞춤형 복지비를 더 많이 지급한 것을 시정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대학노조(위원장 임효진)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을 통해 차별이 인정된 만큼 정부는 제도를 개선해 공공부문·대학 무기계약직 차별 해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조합원이자 서울대 무기계약직 노동자 7명은 2020년 국립대학법인 서울대를 상대로 정규직에 비해 과소 지급된 임금의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대에는 법인
서울시 자치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무더기로 승소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출근율’과 ‘재직자’ 조건부 상여금도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요건인 ‘고정성’을 폐기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법리에 따른 판단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한 통상임금 사건 판결이 속속 나오고 있다.상여금·통근수당·안전교육수당 통상임금 제외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0일 서울시 강남구 소속 전·현직 환경미화원 53명이 강남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대법원이 택시 ‘사납금’ 제도 폐해를 우회하기 위한 방식으로 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더라도 누적 단축 시간이 짧다고 판단해 탈법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서울시 택시요금이 인상돼 택시기사의 근로조건이 변화했다고 보고 이를 노사가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한 근거로 삼기도 했다.2013년 6시간40분에서 2018년 5시간1·2심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잠탈, 무효”11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퇴직한 택시기사 A씨 등 8명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택시회사 H사를 상대로 낸 임금 및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코로나에 확진돼 격리된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퇴직 전 3개월’을 획일적으로 평균임금 산정기간이라고 해석하면 노동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산정해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15일간 격리’ 휴업기간 제외 주장1·2심 “퇴직 전 3개월 기준 계산해야”4일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신용정보회사인 S
통상임금 요건인 ‘고정성’을 폐기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통상임금 쟁점이 첨예했던 특수강 제조업체 ‘세아베스틸’ 사건에서 소송 제기 약 10년 만에 재직자 요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됐다. 지난해 12월19일 전원합의체 판결 후 현재까지 상고심 6건이 영향을 받았다.재직조건 유효하지만 ‘대가성·정기성·일률성’ 인정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일 오전 세아베스틸 전·현직 직원 A씨 등 1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