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자본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정부와 기업·사설경비용역업체의 삼각 공조를 깨야 합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공동투쟁단’(비없세)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파괴 전문용역을 양성하고 폭력을 비호하는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공격적 직장폐쇄→용역투입·강제진압→친사용자 성향의 복수노조 등장’으로 이어지는 비슷한 패턴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공공연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경주공장과 KEC 구미공장,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 만도 문막·익산·평택공장, SJM 안산공장 등 중견 사업장에 잇따라 용역이 투입됐고, 해당 사업장의 노사관계는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악화됐다. 특히 용역투입 이후 공식처럼 따라붙는 복수노조의 등장은 기존노조를 뿌리째 흔들어 대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복수노조 대부분이 회사측의 측면지원을 받아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 점도 동일하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해당 사업장의 노사관계가 불균형한 상태로 재편된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헌법이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수세적 입장에 있는 노동자에게 회사와 대등한 힘을 실어 주겠다는 취지인데도, 오히려 노동3권이 사적 물리력에 의해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노조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상태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악화와 노동강도 강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공동투쟁단은 “이명박 정부 들어 용역폭력을 동원한 노조 깨기가 판을 치는 이유는 정부가 앞장서 반노조 정서를 퍼뜨리고 폭력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라며 “헌법을 부정하고 노조 파괴로 돈을 버는 용역업체와 이들을 사주한 기업, 폭력사태를 비호한 경찰을 모두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