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오셨습니까?""네. 지회 사무실에 방문 왔습니다.""위치는 아시죠. 아무 곳에나 주차하시면 됩니다."추석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 오전, 용역경비·경찰·관리직들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지회장 이재헌) 조합원들이 대치해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공장 정문은 언제 그
"아빠!"막내딸 수빈(12)양이 도시락 한아름 담긴 가방을 발 아래 던지고는 박제한(44)씨 품에 달려들었다. 투쟁조끼 걸치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아빠의 끈적끈적한 팔이 싫지 않은 모양이다. 아빠의 포옹을 한참이나 말없이 받아 준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 고용안전부장인 박씨는 20일이 넘도록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지회 조합원
1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역무실 플랫폼 스크린도어(PSD) 경보제어 모니터에 빨간점이 깜빡거렸다. 지하철 플랫폼을 비추는 CCTV 모니터를 보니 10-1번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다. 통상 스크린도어가 닫히면 모니터 하단은 초록색 점들로 가득찬다. 열려 있을 때는 빨간색, 닫혀 있을 때는 초록색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초록색 점들 사이에 빨간색 점이
태양보다 사람이 만든 열기가 뜨거웠다. 주말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을 빨간색 모자와 머리띠, 손피켓이 점령(?)했다. 붉은색 바탕 위엔 “단결” “투쟁” “해고연봉제 저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노동자들은 땡볕보다 질기고 뜨겁게 구호와 함성을 질렀다.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
“이젠 환자를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맡기는 게 오히려 불안해요. 24시간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거든요. 보호자와 간병인이 미처 몰랐던 증상을 발견해 환자 상태가 호전되기도 합니다. 간호사가 해야 하는 일인데 그간 어떻게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맡겼나 싶을 정도예요.”서울의료원 수간호사인 김남희 파트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이
물병을 비우기 무서울 정도였다. 이성준 한국지역난방공사노조 위원장은 농성장 바닥에 놓인 빈 물병을 순식간에 수거했다. 쓰레기는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처럼. 40세에서 57세까지 성인 남성 20여명이 한 달 하고도 열흘이 넘도록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농성장은 깨끗했다.대신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후문 공기업정책연대 농성장에는
“이렇게 좋은 날씨를 만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죠. 모범조합원들이 와서 날씨도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김창수 한국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지난 18일 아침 강원도 동해 묵호항에서 만난 동해바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이 넘실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울릉도로 가는 배가 정기적으로 출
한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른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반도체 소녀상'이 봄바람을 맞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모습을 본떠 한 대학생이 만들었다는 반도체 소녀상은 지난 겨울 노숙농성장에서 모진 한파를 견뎠다.이날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특별했다. 우선 삼성전자 본관 앞 농성
“지난해 3월 남편·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습니다. 한동안 갈 곳이 없어 지구촌사랑나눔 이주민쉼터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지금은 돈을 벌어서 쉼터를 나와 독립했는데, 그때 인연으로 이주민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밥은 쉬는 날이 없다지난 29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구촌사랑나눔 이주민무료급식소에서 만난 중국 동
제법 빠른 속도로 한참이나 달린 것 같은데 여전히 바다다. 창밖 풍경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목적지는 백령도. 서해 최북단, 남북이 총 끝을 겨누는 냉전의 땅이다. 인천항에서 출발해 4시간30분을 달리고 나서야 섬에 닿았다. 뱃길로 228킬로미터다.육지와 백령도를 잇는 교통수단은 하루에 한 대 있는 쾌속선뿐이다. 오늘 아침에 섬에 들어가면 빨라야 내일 점
썰렁하다 못해 냉기가 흘렀다. 22일 오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손기정 평화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단상 위는 물론이고 VIP 천막 안에서도 그 흔한 귀엣말조차 나누지 않았다.최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두고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는 정부&middo
"어, 춥다."사무금융노조 조끼를 입은 한 조합원이 진저리를 쳤다.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볕을 보기란 쉽지 않다. 건물이 해를 가려 늘 그늘이 넓게 드리워져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한기가 서리는 대신증권 황소상 앞에 28일 돗자리가 깔렸다. 그 앞에 양복 입은 사내가 앉았다. 대신증권에서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남자 1호,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다시 일하는 기쁨'이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중장년·여성일자리 박람회가 열렸다. 반면 건너편 정부서울청사 앞에는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이었다.정리해고 철회와 정규직화를 위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9개 노조(금속노조 하이디스
서울 광화문에서 덕수궁 앞까지 늘어선 관광버스 틈바구니에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의 얼굴그림을 붙인 차량이 비집고 들어섰다. 지난 3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열리는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민들이 삼삼오오 대한문 앞에 모여들었다.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
“우리(한국노총)가 바보입니까. 현장이 초토화되는 일은 없습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14일 오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중집위원과 금속·화학노련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김 위원장의 호소에도 이날 중집 회의장은 결국 아수라장이 됐다. 사건은 오후 3시께 벌어졌다. 한쪽에서 &ldquo
"한국노총 총파업 선언 이후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왜 노사정위에 복귀해야 하나."(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두 가지 의제(일반해고·취업규칙)에 대해서는 내 목을 걸고 막아 내겠다."(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왜 이렇게 급하게 하려고 하나."(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나를 믿어 달
"비 한 번 억수로 오네."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선 지난 24일 오전. 조기두 한국노총 조직강화처장이 천막 위에 고인 물을 한 쪽으로 몰아 쏟아 내며 말했다. 이날로 12째를 맞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국노총 천막농성장에도 빗줄기가 들이쳤다. 몽골식 천막을 지탱하고 있는 성인남자 손목 정도 두께의 철제 뼈대는 웬만한 태풍에도 끄떡없
"따르릉.""인권재단 사람입니다.""박래군 몇 살이냐!" "빨갱이들!"다짜고짜 쏟아지는 욕설을 한두 번 듣는 게 아닌 듯 활동가 난새(39)씨의 얼굴이 '급' 심드렁해진다."눼에~눼에~." (뚝.)"이상하게 남자들은 내 나이를 물어보고, 욕은 여자들이 더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희망버스를 시작으로 '희망버스'는 고립된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아이콘이 됐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집회 참여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수년째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경찰이 주거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이유로 단순참가자들까지 무더기
지난 11일 오후 버스 한 대가 부산고등법원 앞에 섰다. 부산고법 항소심 선고를 앞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과 송경동 시인,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가 버스에서 내렸다. 30여명의 예술가·인권활동가들도 함께였다. 법원 앞에서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들과 경북 밀양 할머니들이 '연대가 곧 희망'이라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이들을 맞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