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은 19일 공식자료를 통해 “현대건설을 종합 엔지니어링업체로 육성해 2020년에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기존 자동차부문과 철강부문에 종합 엔지니어링부문을 더해 그룹의 3대 핵심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민자 사회간접자본·플랜트 개발사업·신재생 에너지 개발사업·건축개발사업·연구개발을 위해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현재 9만여명인 현대건설의 직·간접 고용인력을 2020년에는 41만명으로 늘리고, 이중 신규인력 비율을 12%로 잡아 청년실업 해소에 나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노동계는 그러나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쏟아붓는 돈의 일부만 떼어내도 현대차 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와 진보신당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천500억원이면 현대차 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근속연수가 같은 현대차 정규직 직원과의 임금격차를 감안할 때 사내하청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하는 데 1천500억원, 동희오토·모비스 같은 사외하청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1천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익잉여금이 29조원에 달하는 현대차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 회사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엄살을 부리고 있다”며 “고용안정이 산업의 안전성을 지속시키고, 제품의 품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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