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건의료노조가 공개한 ‘남아공 조직화 연수보고서’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공공의료, 소방, 교통·특수경찰, 공무원, 군인 등은 필수공익서비스에 포함된다. 노조는 지난해 남아공의 병원 사업장 가운데 공공병원으로는 3천병상 규모의 크리스하니병원, 민간병원으로는 150병상 규모의 트쉐포템바병원을 방문했다.

크리스하니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임금은 전국 중앙교섭에서 결정되고 병원에서는 단체교섭 이행과 기타 병원 운영·신규채용 등에 대해 논의한다. 조합원도 경영에 참가한다. 크리스하니병원은 남아공 소웨토 지역의 주민 350만명의 치료를 담당하는 이 지역의 유일한 공공종합병원이다.

그러나 이 병원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간호사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간호사 이직률도 3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간호사들은 이직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캐나다 등으로 가는데, 병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의사와 간호사를 병원에 남게 하느냐가 고민거리다. 병원 입장에서는 재정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인데, 병원 재정은 100%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환자로부터 치료비를 받기도 하지만 입원부터 치료가 종결될 때까지 보통 40란드(6천원)를 넘지 않아 재원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민간병원도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영리법인 소속인 트쉐포템바병원의 노몬데 지부장은 “밤 근무가 힘들고 인력이 부족해 간호사들의 불만이 많고 이직률이 높다”며 “공공병원보다 임금이 낮기 때문에 이직하면 공공병원으로 이동한다”고 전했다. 의사들은 병원에 상근하지 않는다. 하루 1~2시간을 정해 진료를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본다. 이 병원에는 민간보험 환자가 주로 오는데 병원비의 90%를 민간보험사에서 지출한다.

안드리에스 남아공 위츠대(노동사회학) 교수는 “중산층은 민간보험에 가입해 민간병원에 가고, 서민들은 민간보험에 들지 못해 공공병원을 이용한다”며 “공공병원수는 많지만 예산이 부족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아공의 집권당인 ANC(African National Congress)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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