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와 이정희 의원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간 전국 65개 병원에서 환자·보호자 4천7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노조가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76.6%(3천603명)가 반대했고, 찬성은 7.7%(364명)에 불과했다.

반면 보호자 없는 병원 도입에는 68.4%가 찬성했다. 가족 등 환자 보호자가 직접 간호·간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9.1%, 환자가 개별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6.1%에 그쳤다. 그러나 실제 가족 중에 입원환자가 생기면 가족·친척이 간병을 하는 경우(72.9%)가 가장 많았고, 간병인(15%)이 그 뒤를 이었다. 64.7%는 병원비가 비싸다고 응답했고, ‘적절하다’는 응답은 16.9%, ‘싸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병원비에 대한 답변은 병원 특성에 따라 달랐다. 지방의료원과 적십자 등 공공병원의 환자·보호자는 병원비가 비싸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51.5%, 56.2%였지만, 사립대병원 환자·보호자는 73.6%가 비싸다고 응답했다.

병원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65.5%로 조사됐다. 민간보험 가입 여부는 연령대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대(77.6%)와 30대(82.1%)의 가입률이 높은 반면 60대(42.6%)와 70대(22.6%)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모든 병원비를 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78.9%가 찬성했다. 민간보험 가입률이 높았던 20대의 경우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찬성률(70%)이 다른 연령대(80%)보다 낮았다. 또 병원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표 참조>
 


나순자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 주듯 환자·보호자들은 보호자 없는 병원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같은 의료정책을 원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영리병원 도입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민주노동당은 건강보험 통합 10주년 사업과 ‘건강보험 하나로 범국민운동 추진기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