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의 실질 부채비율이 500%에 달해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건설부문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건설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업체의 대규모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원은 "건설업 부채비율은 200%대에 그치고 있으나 시행사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감안할 경우 실질부채비율이 500%수준으로 급등한다"며 "수익성·재고부담·유동성·이자지급 능력 등 재무 건전성 관련 지표들이 대부분 크게 악화됐다"고 우려했다.

KDI는 자체 재무제표에 표기된 부채는 5천41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0%였지만, 지급보증 액수가 무려 9천792억원에 달해 실제 재무상태가 훨씬 나빴던 성원건설을 예로 들며 "대형 건설사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KDI는 외부감사대상 건설업체 1천782곳 중 232곳(13%)이 자본잠식이거나 부채비율이 500%를 웃돌고, 총부채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등 재무상황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의 매출비중은 1% 수준에 그쳤지만, 업종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내외라고 추정했다.

임경묵 KDI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오랜 기간에 걸친 구조적 문제로 정부가 건설업체를 회생시키려 하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우발채무에 대한 공시 강화·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따른 건설업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엄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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