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가격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39.6%)을 1만8천원에 매입하겠다며 20일까지 매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수가격은 대우건설 종가인 1만2천850원보다 높지만, FI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상환받기로 한 3만1천500원에 비하면 낮다. FI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산은이 확실한 방안 없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상환가격과의 차액은 투자자들이 금호산업의 무담보채권자로 참여해 나중에 채권행사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며 FI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FI들은 11일께 모여 별도의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우건설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유력시되는 동국제강이 지난 7일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주당 1만8천원은 현재 주가 1만2천~1만3천원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50% 이상 쳐 준 것이지만 너무 비싸다"며 "금호 같은 절차를 밟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가격 흥정을 개시한 것으로 추후 인수가격 수준과 조건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대우건설노조의 반발에 대해 "애사심은 존중하지만 동국제강의 55년 역사나 역량을 제외하고 규모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SI로 거론되던 포스코측은 이날 대우건설 인수 여부에 대해 "포스코건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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