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노동자들의 고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조선업체의 불황과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조선업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고용부터 흔들기 시작했다.

30일 노동부 통영종합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고용유지 조치를 문의해 오는 조선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달 셋째주 1개 업체가 문의를 해 온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에는 문의업체가 6곳으로 늘었다. 해당 업체들은 원청인 조선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하청업체들로 대부분 영세사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 관계자는 “대량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원청의 선박 수주량 감소가 하청업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각 업체들이 폐업 등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앞서 휴업과 휴직 등을 거치며 고용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선업계의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업계의 최대 고객인 대형 해운사들은 이미 발주한 물량을 취소하거나 인도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초 현재 한국의 선박 수주잔량은 중국에 추월당했다. 10년 가까이 지켜 온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조선업종의 고용전망을 어둡게 한다. 원청업체가 당장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1년 이상 설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현장직 투입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려면 앞으로 3~5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력업체의 줄도산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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