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반대편 탄광 노동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초국적 광산개발업체인 발레(Vale)사의 노동탄압 실태를 알리기 위해서다.
전미철강노조(USW)와 브라질금속연맹(CNM-CUT), 한국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은 16일 발레 한국사무소가 있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캐나다 니켈탄광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세계 최대 니켈 산지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남동부 서드베리(Sudbury) 탄광에서 일하는 이들은 “2006년 발레사가 캐나다 탄광을 인수한 뒤 지난 2년간 발레 경영진의 보수는 121% 인상됐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브라질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발레사는 2006년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니켈 광산기업 인코(Inco)사를 인수했고, 이때부터 노사관계가 악화됐다. 노사갈등은 올 들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전미철강노조 소속 캐나다 노동자 3천500여명은 지난 7월 중순 파업에 돌입했다. 신규 채용자에게 기존 노동자보다 적은 수당을 제공하겠다는 회사측 요구안이 파업의 발단이 됐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측은 사망한 노동자의 부인에게 매년 지급되는 ‘크리스마스 보너스’ 인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업기간 동안 니켈 채굴에 미숙련 대체인력이 투입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미철강노조를 비롯해 국제금속노련(IMF)·국제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ICEM) 등은 발레사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국제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방한도 국제 캠페인의 연장선에 있다. 이들은 특히 발레사가 지분의 25% 보유한 코리아니켈을 상대로 “파업 중인 캐나다 탄광에서 생산되는 니켈과 관련상품의 구매·수령·가공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발레사는 경기침체를 빌미 삼아 각국의 탄광 노동자들이 어렵게 쟁취해 온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려 한다”며 “발레사와 전미철강노조 소속 캐나다 노동자들이 성실하게 교섭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