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1%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5% 정도로, 은행들은 추가 부실채권 발생 등을 고려해 하반기에 20조원 안팎의 부실채권을 털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도 일정에 따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상황과 금융회사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1.5%(19조6천억원) 수준이다. 부실채권비율을 1%까지 줄이려면 은행들은 앞으로 5개월 동안 6조5천억원의 채권을 털어내야 한다.

여기에 하반기 신규 발생 부실채권을 고려한다면 은행들이 실제 정리해야할 부실채권은 2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만 16조9천억원에 이르렀다.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된다면 것을 감안하면 부실채권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실제 중소기업에 대한 2·3차 신용위험평가와 구조조정을 일정에 맞춰 추진하도록 했다. 2차 평가는 여신 30억~50억원 규모의 외부감사법인을 대상으로 9월 말에 진행할 예정이다. 3차 평가는 11월 말에 여신 10억원 이상 외부감사법인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채권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자체 평가를 통해 건설·조선·해운업체 46개사와 대기업 33개사, 중소기업 113개사 등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하고 워크아웃이나 퇴출을 시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설치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구조조정기금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한편 은행자본확충펀드(20조원)를 사용해 자본확충을 지원하면서 적극적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금융회사의 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방지하기로 했다. 또 KB국민은행을 포함한 6개 은행은 총 1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공동 배드뱅크를 9월 중에 설립해, 자체 부실채권 처리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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