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협동회'는 29일 "쌍용차를 조기에 파산시켜 매각한 뒤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조건부 파산신청을 다음달 5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결성된 협동회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쌍용차와 상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 600여곳의 모임이다. 협동회가 보유한 쌍용차 채권은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2천500억원)보다 많은 3천억원에 달한다.
협동회는 이날 경기도 평택시 송탄공단의 한 협력업체에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조기파산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협동회는 "쌍용차 회생을 통한 채권회수 계획을 포기하고 차라리 조기 파산을 신청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협동회는 다음달 5일 제출할 예정인 조건부 파산 요구서에서 법원의 조속한 파산결정을 촉구하고 '굿 쌍용'(가칭) 신설법인 설립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굿 쌍용'은 기존 쌍용차 법인이 안고 있는 부실자산을 청산하고 우량자산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자는 것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뉴GM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협동회는 파산 이후라도 회생채권과 별개로 노조의 점거파업 기간에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손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협동회 관계자는 "노조가 점거파업을 빨리 풀어 쌍용차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노조에서 재취업을 원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협력업체가 취업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