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기아자동차 사장이 현대·기아차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다음달 25일 같은 그룹 계열사이자 전장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과 합병한다. 두 회사는 각각 지난 2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서에 대한 승인을 얻었다. 모비스가 합병주체로 합병비율은 0.042대 1이다. 오토넷 주식 24주가량을 모비스 주식 1주와 바꿀 수 있다.

모비스의 오토넷 흡수합병은 그룹 계열사에 분산돼 있는 유사 부품사업부문 간 통합작업의 일환이다. 모비스는 2007년 자동차 제동장치 생산업체인 카스코를 합병한 바 있다. 모비스와 오토넷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모비스는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부품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합병회사의 주요 주주는 기아차(17.79%)와 정몽구 회장(7.75%)∙현대제철(6.29%)이다. 현대차(1.60%)∙콘티넨탈오토모티브(2.24%)∙글로비스(0.64%)도 주주군에 포함된다.

주목되는 것은 글로비스의 모비스 지분확보다. 글로비스는 정의선 사장이 최대주주(31.88%)로 있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와 ‘ 현대제철→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로 이어지는 두 축의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제철 중 1곳의 지분만 다량 보유해도 현대차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현대차그룹 지분구조에서 정 사장의 비중은 크지 않다. 두 가지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는 회사에 대한 정 사장의 지분은 기아차 690만주(1.99%)와 현대차 6천445주에 불과하다. 모비스와 현대제철의 지분은 갖고 있지 않다. 정 사장이 모비스와 오토넷의 합병을 계기로 경영권 승계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9년 5월25일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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