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거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실천단의 행동을 지켜봤다. 직장인 김은경(25)씨는 “노조가 집회를 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는 줄 알았는데 이런 방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한 40대의 남성은 “그래, 다같이 망하자”며 소리를 쳤다.
금속노조 중앙실천단이 2주째 서울시내에서 활동 중이다. 실천단의 2주차 활동에는 금속노조 80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출·퇴근 시간대의 광화문·노량진·구로디지털단지역 일원에서 ‘함께 살자! 국민생존, 총고용 보장’이라는 홍보물을 배포했다.
실천단원인 임용철씨는 “우리 사업장도 힘들지만 모든 국민의 기본생활이 보장되고, 해고되지 않기 위해 활동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의 사업장인 동광기연은 지난달 25일 53명의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날 정오에 시작된 실천단의 ‘플래시몹’은 경찰에게 가로막혔다. 경찰은 실천단 주변을 둘러싸 시민들이 볼 수 없게 했다. 곧이어 실천단원들에게는 해산명령이 떨어졌다. 불법집회라는 이유였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집회 이유를 묻는 기자를 피해 자리를 떴다.
두 번째 플래시몹은 ‘충북오성 홍보 자전거 행진’이 개최된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정우택 충북지사의 선창으로 자전거를 탄 충북 홍보단이 "만세"를 외치는 사이 실천단은 2차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실천단원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한꺼번에 바닥에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해고하지 마라!’는 팻말을 번쩍 들었다.
플래시몹이 진행되는 장소에서 20m 앞에 선 충북도 관료는 연이어 만세삼창을 유도했다. 50여명의 경찰은 실천단과 충북홍보 자전거 참가자들 사이에서 벽을 쌓았다. 플래시몹은 봉쇄당했지만, 정우택 충북지사와 자전거 대열은 경찰의 호위를 받았다.
“1% 부자를 위한 정권,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합니다. 민중이 본때를 보여 줘야 합니다.” 이시욱 실천단원이 자전거 행진 중인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자전거 행진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은 노동자들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해고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저 사람들이)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김아무개(45)씨와 이병길(20)씨가 한목소리를 냈다.
실천단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현수 조직국장은 플래시몹을 진행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서울시내 홍보활동기간이 4주 남아 있어 새로운 홍보방식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국장은 홍보활동을 자평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노동자의 시위문화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의 플래시몹은 노동자의 행위예술이었어요. 앞으로 더욱 새로운 홍보방식으로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시민들에게 알려 나걸 겁니다."
<매일노동뉴스 4월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