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위원장이 재선출된 것은 일단 현 집행부의 강경기조를 대의원들이 추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노총은 새정부와 함께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를 탈퇴, 지금까지 강경노선을 걸어왔다.
더욱이 단 위원장은 이번 선거공약을 통해 △노사정위원회 탈퇴 지속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 △노동단체의 정치세력화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주장했다. 또 단 위원장이 2차투표에서도 참가대의원의 과반수를 얻지 못해 후보 한명을 놓고 3차 찬반투표까지 가는 사상 초유의 혼전을 겪은데다 선거기간 동안 민주노총 내부의 분열이 심화돼 이를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총내 인물부재론이 대두된 사실도 단 위원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에서는 그동안 민주노총이 창립된 1995년 11월부터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사실상 민주노총을 이끌어온 단 위원장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강승규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이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 등 온건한 노선을 견지하면서 1차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하는 등 선전했지만, 결국 대의원들은 단 위원장의 강경노선을 추인한 것이다.
더욱이 한국노총 출신인 강 후보가 2차투표에서 더 이상의 표를 획득하지 못했다는 점은 민주노총이 아직 강경 일변도를 추구하는 단체라는 점을 재확인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지난해 말 한국전력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고 철도-통신노조의 파업이 불발로 그치는 등 정부의 강경노선에 밀려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춘투(春鬪)가 벌어지는 3월부터 전면파업-장외투쟁 등 극한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