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집중됐던 우리나라의 섬유업계의 해외투자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2일 ‘WTO 가입 후 베트남 섬유산업 환경변화 및 우리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내 투자여건이 악화되면서 대체 투자지로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섬유업계는 국내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보다는 해외투자에 주력해왔다. 특히 여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상당부분 중국투자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섬유업계의 해외투자액 중 40.7%가 중국에 집중됐다.

그러나 2005년과 2006년 대중국 섬유산업 투자는 전년대비 10%(건수 대비) 감소한 반면에 대베트남 투자는 53.7% 증가했다. KOTRA 관계자는 “인건비가 상승하고, 투자혜택이 감소하면서 중국 내 투자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결과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섬유업계의 2위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230개의 한국기업이 3억5천535만 달러(2006년 기준)를 베트남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무역센터 통계에서는 한세실업 등 우리나라 투자기업 6곳이 섬유수출기업 상위 20위권에 포함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베트남의 저렴하고 숙련된 노동력, 다양한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정부의 강력한 해외투자 유치의지가 해외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에 따라 베트남 섬유산업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대미 섬유쿼터가 폐지돼 최대 섬유시장인 미국 시장 수출이 용이해졌고, 수출 일반특혜관세(GSP)가 적용돼 가격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WTO 가입으로 엄격해진 베트남의 노동규정이 생산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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