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노사는 승자 없는 협상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노사 모두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밖으로 드러나기를 꺼리는 모습이었다. 노조가 이날 오후4시30분께 중앙쟁대위에서 합의안을 추인한 이후에도 합의문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측도 협상결과를 설명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어느 누구에게 손을 들어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모두가 패자가 됐다"는 것이 노사 모두의 평가다.
노조는 고소·고발 취하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고, 회사측은 결과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명분을 잃은 가운데, 쫓긴 듯이 합의과정에 이르렀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오후5시부터 시작된 최종협상에서도 노사 교섭위원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최종 합의 이후에는 노사는 어색한 모습 그대로였다. 악수장면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요구마저 거부하며 서둘러 협상장을 빠져나가기 바빴다.
노사 양측 수장의 입장표명도 신속하고 간단했다. 임금협상 등 평상시 노사합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광경을 연출했다. 합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개별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은 간단한 일문일답으로 합의과정을 설명했고,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소감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
-합의안에 만족하나.
"완벽하게 만족하는 합의안이란 있을 수 없다. 성과급이 2월에 지급되는 합의안에는 불만을 가진 부분도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마음으로 단결한 조합원이 도와준 결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고소·고발 취하가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노사간에 계속해서 논의해야할 과제다. 이 문제로 인해서 노사관계의 신뢰가 붕괴되지 않도록 논의해 나가겠다."
-국민들에게 할 말은.
"합의문에도 명시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국민들과 고객들이 우려와 걱정을 했다. 현대차의 한 축인 노동조합도 이분들에게 유감을 표명한다."
윤여철 현대차 대표이사
"현대차의 노사문제로 인해 국민과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착시켜, 현대차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거듭 태어나겠다. 다시 한번 이번 사태로 인해 우려와 걱정을 보낸 것에 회사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성과급 논란 속에서 노사는 서로 많은 것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회사에서 성과가 나면 성과급을 지급하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원칙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