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총학생회 간부들이 같은 학교 직원노조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에 진입해 각목을 휘두른 폭행사건이 발생, 노조가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가 ‘부당해고 철회, 노조탄압 중단, 성실교섭 촉구’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엿새째인 지난 11일. 조합원 상당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간부 20여명이 각목을 소지한 채 농성장에 진입했다. 이에 농성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 20여명이 학생들의 진입을 막으려다 몸싸움이 일기도 했으며, 고령의 조합원들은 학생들에게 떠밀려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간부들이 욕설과 폭력을 중단하지 않자 조합원들은 본관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자 학생회 간부들은 “학습권 침해하는 노조파업 중단하라”고 외치는가 하면, 엄 아무개 총학생회장은 연좌농성 중인 조합원과 말다툼 끝에 농성천막 철거 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의 주장는 크게 세 가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수업 방해 △노조 농성으로 인한 도서관 이용 불편 △노조 파업으로 인한 학사행정 마비 등이다.

학생들의 이같은 불만에 대해 외대지부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파업투쟁이 하루 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총학생회가 학교당국을 이끌어내는 게 당연하다”며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비이성적 행동이며, 외대 50년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외대지부는 또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당국이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학교측은 학생과 직원 간 갈등을 추부기지 말고, 하루 속히 교섭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한편 외대 총학생회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총학생회와 계보를 같이하는 지난해 외대 총학생회가 지난 2005년 1월 ‘한총련 소속 전 학생회 간부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체사상 논문집과 로동 신문 사설 복사본을 발견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해 이목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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