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도 마주봐야 열매를 맺는다. 자주 대화하자.” (노동부 이상수 장관)
노동부 이상수 장관과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23일 만남에서 ‘노정대화’라는 화두를 놓고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대화 복원’이라는 실질적인 문제에서는 큰 거리감을 보였다. 조준호 위원장은 정부의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요구했으며, 이상수 장관은 일단 만나서 하나하나 풀어보자고 주문했다.
이상수 장관은 지난 13일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 취임 이후 두번째로 민주노총을 방문, 조 신임 위원장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서 비정규직과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등 노동계 현안들을 대화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대화 복원을 제안했다.<사진>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접근해 오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정부가 진정성과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에 참여할 수 없다”고 응대했다. 조 위원장은 “(비정규법안 등)정부와 노동계 모두 서로가 주장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실무 차원부터 단계적으로 대화에 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화를 해봤자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형식적인 ‘대화 테이블’에는 앉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상수 장관 또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하면서도 비정규법안 등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장관은 “비정규법안은 첫 제정인 만큼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구축해 놓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점차 고쳐나갈 수 있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충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한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이상수 장관은 “서로간의 차이가 분명해 보인다”며 “상호인내를 갖고 실무선부터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대화해 나가자”고 끝까지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만남에서는 현안 문제 해결도 주요하게 거론됐다. 민주노총 윤영규 부위원장은 “불법파견 사업장, 세종병원 내 용역깡패 문제, 하이스코 합의사항 불이행, 코오롱 부당노동행위 등 현장이 이런데 민주노총이 어떻게 정부와 대화할 수 있겠냐”며 “노동부가 의지를 갖고 현안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