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개방형 임용직은 내부 인선보다는 외부 전문가에게 문을 열어두자는 취지인 만큼 지난 20여년 동안 여성고용 문제를 연구해왔던 양 국장으로서는 한번 도전해 볼만 한 자리였던 게 분명하다.
양 국장이 정식 임용된 지 한달여가 지났다. 그동안 너무 조용했다. 혹시 무언가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첫 민간인 출신 개방직이다. 한달여가 지났는데 소감은.
"소감이라기보다, 고용평등 정책이 현실과 괴리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의지가 있어도 현실화되는 데 제약이 많은 것 같다. 차별 관련 부처가 많으니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
- 그동안 준비한 주력사업은.
"각 해당부처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부는 고용상 차별금지를 다루고 있으며, 차별시정기구의 실효성을 위한 관련 부처간 팀(고용차별금지팀)을 신설해 논의 중이다."
- 고용차별금지팀의 구체적 활동은.
"차별금지법이란 차별을 사전 '예방'하는 제도로서, 적극적 시정조치가 병행된다. 이를 위해 미국, 호주에서 시행하는 '계약준수제' 도입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계약준수제란 정부계약 사업시 '고용평등'을 약속하는 기업에만 입찰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서, 인수위 때 이미 보고되기도 했다. 되도록 서두를 계획이다."
- 여성의 70%가 비정규직이고 임금도 차별받고 있다.
"비정규 고용으로 빈곤의 악순환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우리 부서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직접 관할하는 근로기준국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경우 미국은 축적된 판례에 의해 판단하지만, 우리에겐 판례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행정적 지침을 만들기도 어렵다. 직무급 형성 등의 기초작업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 육아휴직급여 40만원 인상안을 제출했는데.
"육아휴직급여는 사실 소득보전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안되기 때문에 사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반면 기업도 대체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애로가 있다. 이에 정부는 육아휴직 제도 활성화를 위해 현재 지급되는 육아휴직 장려금 20만원 외에 대체인력 확보시 300만원 이상 기업에는 10만원, 이하 기업에는 15만원의 추가 장려금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 개방형 임용직의 바람직한 상이 있다면.
"지원 배경이 여성개발원 15년, 경북여성개발원 5년 등 모두 20년간 여성고용 문제를 연구해온 데 있다. 개방직은 전문성, 조직에 대한 이해도, 민간인의 장점 등을 결합해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균형잡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 해야할 일이다."
- 고용평등국의 과제를 꼽는다면.
"소위 여성고용은 여전히 평등과 보호라는 딜레마 속에 있다. 외국은 이같은 딜레마를 해결할 시간이 있었겠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해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같은 과정들 속에서) 고용평등국의 위상정립과 사업개발이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처럼) 각 부서간 연결되는 정책들이 많아 각 해당부서와 유기적 결합을 통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
연윤정 기자(yon@labo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