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중재 폐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큰 의미

74일만에 잠정 합의안에 도달한 호텔롯데 노조 김경종 위원장 직무대행을 22일 명동성당에서 만났다. 전날 조합원 72.4%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가결되고 난 후 마음 한 구석에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조합원들과 새벽까지 나누었다는 김경종 직무대행의 눈이 조금 피곤해 보였다.

- 타결 이후의 소감이 어떤가.

= 오늘도 파업기간인가 싶을 정도로 74일 동안의 긴 투쟁에 관해 정리가 덜 됐다. 솔직히 홀가분한 기분보다는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책임이 무겁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 잠정합의안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일방중재안 폐지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조합원 범위 확대 문제에서 같이 투쟁한 3급 사원을 조합원 범위에 넣지 못했던 것이다.

- 이번 투쟁이 어떤 의미가 있었다고 보는가.

=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조합원들에게 고맙다. 우리 호텔롯데 노조 조합원들은 파업 있기 전에는 화려한 근무 환경때문에 스스로가 노동자임을 모르고 지내왔다. 하지만 이번 투쟁을 통해서 진정한 노동자의 의미와 노동자로써 어떠한 것을 당연히 가져야 하는지 등 의식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파업투쟁 과정에서 변화된 의식을 잊지 말고 앞으로의 노조활동에 초석으로 삼겠다.

- 해고와 징계 등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지.

= 해고와 징계자들은 조합에서 생계비 등을 책임질 것이다. 더불어 해고자는 복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징계자들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체포영장 관련 문제는 어떻게 할 예정인지

= 희생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정부와의 문제이기 때문에 체포영장 발부자 개개인이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상황을 보면서 자진출두 하든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

- 복귀한 조합원이나 파업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과 갈등도 있을 것 같은데

= 끝까지 투쟁한 조합원들과 갈등이 예상된다. 좀더 장기적으로 노력해서 조합원 사이의 앙금을 풀어줄 것이다. 남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어떻게 조직정비를 해나갈 계획인가.

= 직무대행으로써 조합원들의 변화된 모습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를 고민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오늘 업무 복귀시 조합원들이 한곳에 집결에 노조 깃발을 들고 특히 잠실 조합원들은 단결투쟁 띠와 티를 입고 근무지까지 들어가는 등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다. 파업을 통해서 지도부 손실은 컸지만 이렇게 단결된 조합원들을 일상에서 뒷받침해주고 회사가 부당한 행위를 하는지 감시하는 등 항상 신뢰받을 수 있는 노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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