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지난 27일 규약개정에 필요한 대의원 2/3 찬성을 1표 차이로 넘기면서 민주노총 직가입 조항을 규약에서 삭제했다.
대의원 96명이 투표에 참여해 30명이 반대표를 던지고 65명(67.7%)만이 찬성한 것이다. 부결을 상상도 하지 않았던 본조 간부들은 두 표가 모자랐다면 벌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물론 대공장들의 산별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금속노조는 규약개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금속노조는 이미 지부별 토론을 통해 현재 조직력만으로는 산별노조를 완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충분히 공유했으며 대의원대회 장소에서도 반대의견은 규약개정안 부결보다는 연맹과 대공장들의 산별전환 사업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규약개정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1/3에 가까운 대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는 대공장과 금속산업연맹의 산별전환사업을 지켜봐야 하는 답답한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금속노조 배현절 조직실장은 "대의원들이 아무런 장치 없이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더구나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도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울산지부 한 대의원은 "어쩔 수 없어서 찬성한 것"이라며 "대공장 사업장들 중심으로 한 산별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금속노조 건설을 추진했지만 정작 금속노조 건설 이후에는 중소사업장만 가입해 있다"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이제 금속노조는 무작정 미전환노조들의 산별전환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에 와 있다. 금속산업연맹과 금속노조가 남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