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울산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비계가 무너지며 다친 20여명이 모두 현대건설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 부상자수를 두고 노사는 ‘증상 여부’와 ‘의사 진단’을 각각 내세우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20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19일 오후 5시쯤 온산공장에서 2층 높이 컨테이너를 잇는 통로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통로 위에 서 있던 노동자 20여명이 약 2m 아래로 추락하거나 구조물에 부딪혔다. 에쓰오일은 사고는 퇴근을 앞둔 노동자들이 출퇴근 기록용 ID카드를 찍기 위해 비계 위에 모여 있던 중 구조물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일부 파손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확한 경위는 조사 중이다. 부상자 중 일부는 119구급대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고, 일부는 직접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비계 붕괴로 다친 노동자들은 대림건설 산하 하청업체 소속으로, 에쓰오일 석유화학 복합단지 건설사업 ‘샤힌 프로젝트’에서 비계 설치 등을 수행한다. 발주처 에쓰오일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시공사인 현대건설 사업장 내 대림건설 공사 구역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규모를 두고 노사 입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플랜트건설노조(위원장 이주안) 울산지부는 “통증을 느껴 병원에 입원한 사람만 6명이고, 현장에서 다친 노동자는 2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에쓰오일은 “병원으로 바로 이송된 3명을 포함해 총 25명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 소견상 실질적 부상자는 1명”이라며 “갈비뼈 미세골절 수준의 경미한 부상”이라고 파악했다. 이어 “붕괴는 맞지만 작은 규모의 사고”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추락 사고는 통증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고, 현장에서 통증을 호소한 노동자가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울산지부가 공개한 붕괴 사고 현장 사진에는 통로 바닥에 노동자들이 서로 엉켜 어깨와 팔 등을 붙잡으며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과, 한 작업자가 컨테이너 문에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사고 당일 경찰과 소방당국,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한 차례 현장 확인에 나섰다. 경찰과 울산지청은 추가 합동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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